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북한’의 그래픽디자인을 살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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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북한>의 그래픽디자인을 살펴보다.

북한이 그래픽 디자인으로 유명하지 않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사실 유명하지 않다는 표현보다는, 워낙 접근하기 어려우므로 ‘잘 알지 못한다’ 혹은 ‘어렴풋이 알고 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는 말이겠습니다.
북한에서는 디자인을 순수예술과 구분되는 개념인 ‘산업미술’이라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엄격하고 전체주의적인 정치 제재와 핵전쟁의 위협이라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를 뿐 쉽게 타이포그래피, 비주얼커뮤니케이션과 북한을 연관 짓기는 힘듭니다.

북한의 디자인은 오랫동안 변화를 주저했습니다. 북한의 디자인은 국가 체제 선전에 작용하였고 다른 나라 디자인이나 방문하는 것 조차 쉽지 않은 북한에서 외부의 디자인 자료를 토대로 비교와 대조 또한 힘든 것이 현실이었죠.

김정일 생일 인 1996 실내 체조 경기 초청.
북한 건국 55 주년 축하의 초청.

이렇게 고립된 환경과 체제 때문일까요? 북한 그래픽 디자인의 특징은 모든 디자인이 북한 그 자체라는 점입니다. 실제 북한은 남한과 다르게 모든 것이 국유이기 때문에 디자인과 제품조차 국가의 모습을 반영합니다.

평양 맥주 한병의 레이블.

일반적으로 시장경제 체제에서의 디자인은 ‘소비자가 어떤 형태와 기능을 원할까?’라는 관점이 반영되지만, 북한의 산업미술은 당 정책을 달성하기 위해 우선 투입되어야 하는 산업경제 분야에 집중되는 특성을 가집니다.

진짜최종.psd는 북한의 비주얼커뮤니케이션과 타이포그래피 디자인이 궁금해져 해외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다 2017년 북한에서 니콜라스 보너 (Nicholas Bonner)에 의해 출판된 북한 그래픽 디자인 아카이빙북과 관련 전시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Graphics from Everyday Life in the DPRK

“나는 그저 북한을 회색 도시가 가득한 공산국이라고만 생각했다. 동유럽의 나라에서 느꼈던 것처럼. 하지만 실제로 찾아간 평양은 베이징 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도시였다”

니콜라스 보너의 책 :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의 일상생활에서의 그래픽
(Graphics from Everyday Life in the DPRK)

북한 디자인을 다룬 최초의 영국 전시.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록 된 고구려 고분의 3세기 벽화에서 전설의 흰 호랑이를 그린 수채화 물감 패키지

London’s House of Illustration의 새로운 전시로 기획된 북한 일상생활에서의 그래픽전은 일러스트 하우스(House of Illustration)의 올리비아 아마드 (Olivia Ahmad)와 보너(Bonner)가 공동 기획했으며,
지난 20년 동안 여러 번 북한을 방문한 후 수집 한 개인 소장품 100점을 포함합니다.

3개의 객실을 통해 펼쳐지는 전시회에는 식품 포장, 티켓 스텁 및 우표에서 수공 포스터 및 만화에 이르기까지 북한 디자인의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1975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북한에서 제작된 그래픽 디자인 100여 개가 전시되었다고 합니다.
방문객들도 작품의 복제본 포스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판매까지 이루어졌다 하네요! 평소 접하기 힘든 북한 디자인이라는 주제에 런더너들의 관심 또한 대단했나봅니다.

김정은이 정권을 승계한 이후 북한은 디자인 발전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평양에 국가산업 미술센터를 완공하여 각종 문화 상업시설을 상징하는 마크를 만들고
서구식 건축물과 실내 장식 등을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성장을 도모하고 있지만, 질적인 한계도 분명 보입니다.
매체들은 김정은이 직접 지도했다는 도안을 선전하고 있으며 외국의 유명 캐릭터나 마크를 복제해
사용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기도 합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 심볼 (좌) 미국 NASA 심볼 마크 (우)

실제로 2014년 3월 북한 국가우주개발국(NADA)이 공개한 로고가 미 항공우주국(NASA)의 마크와 유사하다는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지요.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디자인을 남한의 1970-80년대를 연상하게 한다고 말합니다. 국내에서는 디자인 동향도 레트로 콘셉트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데요.

복고풍의 컨셉으로 진행했던 소나타 광고

이는 70~80년도의 옛 간판에서 모티프를 얻어 나오고 있는 한글 서체디자인에서도 보이고 광고 영상이나 디지털 아트 영역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지요.

전문가들은 통일 한국에서도 디자인의 역할은 중요해질 것으로 이야기합니다. 실제로 독일, 홍콩, 베트남 등은 통일 과정에서 사회 곳곳의 디자인을 통합하는 작업으로 진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사회 전반에 약속되어 사용되는 비주얼 시스템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통일하는 작업이 필요하겠죠.

북한의 디자인이 조금 낯설고 어색하지만, 분명 그 속에서도 그것만의 매력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본 북한의 디자인은 어떤가요?